※ 피오피오레의 만종, Episodio 1926 프리퀄 올록편 번역. 오역 및 의역 주의.
달카당, 덜커덩, 열차의 움직임에 따라 몸이 흔들린다.
차창 너머로 흘러가는 풍경은 거리에서 이윽고 푸르른 초원으로 변했다.
그녀라면 분명, 아름답네, 그리 말하겠지.
(……지금쯤, 무얼 하고 있으려나)
헤어진 지 몇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무심코, 그녀를 생각하고 만다.
아침에는 방으로 마중하러 와 주었다.
아침 식사도 곁에 나란히 앉아 들었다.
한담을 나누고, 잘 다녀오라며 배웅도 받았다.
(……그런데도, 잠시 떨어져 있는 것만으로, 금세 외로워져)
자신의 감정에 한숨짓는다.
(어린애 같아. 나, 이제 어른인데도)
나와 그녀는 바티칸에 비호받고 있다.
아이들을 보살피면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나는 사도이기에, 소임을 다하러 바티칸을 떠나야만 하는 일도 있다.
(쓸쓸하더라도……. 견뎌야만 하는 일은, 분명 앞으로도, 얼마든지 있어)
본심을 말하자면 한시라도 곁에서 떠나고 싶지 않지만.
우리가 둘이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머지않아 열차는 티볼리에 도착했다.
내 이번 목적지.
로마 근교에 있는 유명한 휴양지다.
(이 땅은…… 바티칸과, 연이 깊다, 는 모양이야)
수백 년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관계.
고위 성직자가 몇 명인가, 이곳에 별장을 짓거나 휴양을 위해 들르곤 한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수 정원도 있다, 는 듯하다.
녹음이 무성하고 목가적이며 도회지와는 전혀 달라서.
그녀라면 이런 장소를 좋아하지 않을까 하고.
나는 다시금, 그녀를 떠올리고 만다.
◆◇◆
이번에 맡은 일은 간단한 소임이었다.
이 지방의 바티칸 관계자에게 기밀문서를 전달한다.
위험이 적어, 기본적으로 푸세토를 쓸 필요가 없는 임무.
(물론, 누구에게나 맡길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는 건 확실하지만. 작년까지 해온 일을 생각하면……)
사도가 맡은 임무로서는 드문 부류다.
(……최근, 이런 전달책을 부탁받는 일이 늘어났다)
고위 성직자들이──
성하께서 무엇을 생각하고 계시는지, 나로선 알 도리가 없다.
그래도 바티칸이 추구하는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끼는 일이 빈번하다.
이탈리아 왕국에서 받는 영향도 그 이유 중 하나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마……)
좀 더 내밀한 문제도, 있을 터.
(……그분이 떠나가셨으니까)
바티칸 성직자 간의 균형이 어그러졌다.
"……."
나 같은 사도 따위가 염려해도 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저 휩쓸리기만 하는 것은, 더는, 원하지 않아.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스스로 생각하고 싶다.
(게다가…… 내게 안전한 임무가 떨어지는 이유는 하나 더 있어)
──에밀리오.
분명 그가, 위험한 소임을 피하도록 배려해준다고 생각한다.
……내게, 팔이 없는 것을 이유로 들어서.
1925년.
그 마을에서 나는 오른팔을 잃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 될 테지만.
수많은 잘못을 거듭해왔으나, 마지막에는 제대로 선택할 수 있었다.
……정말로 소중한 것을 잃기 전에, 깨달았다.
(그러니까, 팔은, 괜찮아. 슬프지 않고, 괴롭지도 않아)
불편할 때는 있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저질러온 일들을 생각하면 목숨을 부지한 것만으로도 다행인, 가벼운 벌이다.
바티칸── 에밀리오가 수배해준 덕분에 의수도 최신의 것을 받을 수 있었다.
긴소매를 입고 장갑을 끼면 의수라고는 눈치챌 수 없을 만큼 만듦새가 정교하다.
격하게 움직이면, 의수와 어깨 사이 이음새에 부담이 갈 거라고 의사가 주의를 주었다.
(겉보기로 상처는 아물었지만, 입은 손상은 신체에 축적되어 있다고도, 했지)
생사를 오가는 중상을 입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을 과신하지 말며, 전처럼 움직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말라는 당부를 신물이 날 만큼 들었다.
(……알고 있어)
이제 일상생활에는 거의 지장이 없을 만큼 의수에 익숙해졌지만.
필시 이전처럼 움직이는 일은 불가능하다.
실전과 멀어진 지도 오래됐다.
(감이 녹슬지 않을 만큼은, 단련하고 있다. ……그녀의 눈을 피해서)
그녀에게 말한다면 반드시 걱정하겠지.
그러니, 비밀이다.
(……약해질 수는 없어. 마음도, 몸도)
◆◇◆
임무는 문제없이 마무리되었다.
이대로라면 저녁 무렵에는 바티칸으로 돌아갈 수 있을 터.
돌아가기 위한 차편이 오기 전까지의 여유.
나는 역전 광장에서 늘어선 노점을 구경했다.
(모처럼이니, 무언가 선물을……. 대부분 음식인 것 같은데……. 으음……)
파스타나 올리브유, 말린 토마토 따위다.
(뭔가 달라……. 식재료 같은 게 아니라, 좀 더……)
문득 와인에 눈길이 머물렀다.
티볼리 포도밭에서 만들어졌다고 쓰여 있다.
(가끔은 이런 선물도 괜찮을지도. 밤에, 그녀와 단둘이 건배, 한다거나)
상상해보니 제법 즐거울 것 같다.
"……응. 좋을 것 같아."
그리 생각하며 시선을 돌리자, 이번에는 표지가 아름다운 그림책이 눈에 밟힌다.
바티칸에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 적다.
기념 삼아 사 들고 가면 모두 기뻐해 줄 거고, 분명 그녀도 그 모습을 보며 웃어줄 테지.
(……서둘러서, 돌아가자. 어서, 만나고 싶어)
다음번에 주어지는 임무는──
그녀와 함께 갈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고른 선물을 사서, 술렁이는 마음을 품고 서둘러 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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